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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재학교 생활기] 노트북 활용법
    낙서장 2022. 2. 3. 02:57

    필자는 영재학교 재학 기간 중 여러 노트북을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다. 그 결과 여러 가지 느낀 점을 공유한다.

    노트북은 필수

    영재학교에서의 생활 면에서 다른 고등학교와 차이를 보이는 점은 노트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유로운 학교의 경우에는 기숙사에도 노트북을 반입할 수 있어서, 사실상 24시간을 전자기기와 함께 보내게 된다. 필자의 학교는 기숙사에서는 전자기기의 반입이 허용되지 않았고(사실상 몸만 들어갈 수 있었다), 대신 수업 시간 및 쉬는 시간에 노트북의 사용이 자유로웠다.

    게다가 한 반의 학생수가 15명 내외(선택 수업의 경우에는 10명 이하인 경우도 많다)인 특성상, 교칙에서는 금지이더라도 교사가 허용하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고, 게임 등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이루어지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학풍을 강점으로 사용해야 한다. 종이와 연필로 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공부는 생산성이 무척 떨어지기 때문이다. 괜히 의대생들 대부분이 아이패드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영재학교에 합격했다면, 3년간 쓸 좋은 노트북 하나 정도는 사야 한다. 코딩 수업을 위해서라도 필요하고, 거의 모든 수업에서 한글, 워드, 파워포인트 등을 활용해야 하는 과제를 내기 때문이다.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

    다양한 노트북이 출시되어 있는데, 좋은 노트북을 고르는 (매우 주관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배터리가 오래갈 것
    2. 윈도우 기반일 것
    3. 중간 이상의 성능을 가질 것 (최신 i5 혹은 동급 cpu 이상)
    4. 가벼울 것
    5. 마우스 없이도 사용이 편리할 것 / 백라이트

    우선 배터리가 오래가야 한다. 영재고에서는 언제나 콘센트가 모자라다. 강당에서 강연을 들을 때 같이 콘센트가 없는 상황도 있다. 최소한 2시간은 최대 밝기로 인터넷을 활용한 작업이 가능할 수준을 추천한다.

    그리고 윈도우 기반의 노트북을 추천한다. 최근 M시리즈 칩으로 애플이 승승장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여전히 윈도우는 다수가 사용한다. 특히 학교에서는 윈도우와 익스플로러 기반의 사이트가 존재한다. 코딩 수업 시간에도 윈도우 노트북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을 쓰고, 이를 기준으로 수업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접속하기 위해서라도 윈도우 기반이 유리하다. 학생들 간의 협업 시에도, 파워포인트와 한글 등이 맥에서는 잘 호환되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면 맥이 호환성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수업 시간에 아이패드가 허용되는지는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다. 보수적인 학교의 경우 (특히 1학년 때)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수업시간에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충돌하는 것 같지만, 그만큼 학교 간의 편차가 큰 부분이다. 또한 자유로운 학교이더라도 야간 자습 시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단속하는 경우가 꽤 있다.

    노트북의 성능은 사람마다 체감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최신 버전의 i5 혹은 동급 이상의 cpu를 사용한 노트북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3D 설계와 공학에 관심이 많다면, 게이밍 노트북 수준으로 좋은 것을 구매해도 좋을 것 같다. 노트북의 성능이 좋으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버벅거림이 크게 줄어드는데, 과제의 마감에 쫓기고 있다면 정말 답답할 것이다. 더불어 정보 수업에서와, 각종 메이킹 관련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요구하기도 한다. 물리과에서 사용하는 시뮬레이션들은 몇 시간이고 결과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좋은 노트북 구매해서 3년 간 잘 쓰자.

    노트북은 가벼워야 한다. 영재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는 전공책이라, 기본적으로 무겁다. 거기에 노트북마저 무겁다면, 계단을 오르내리며 체력이 상당히 소모될 것이다. 다양한 행사에서는 노트북만 들고 다니기도 하는데, 노트북이 가벼운 경우 매우 편리했다.

    마우스 없이, 트랙패드만으로 노트북을 쓰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강당에서 노트북을 쓸 때처럼 장소가 협소한 경우나, 기숙사에서 몰래 노트북을 사용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후자를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기숙사에서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는 학교가 다수 존재한다. 특히 일부 학교의 경우, 학습 자료도 일체 반입할 수 없으며 오직 몸만 들어가서 자고 나와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기숙사는 충분한 수면권의 보장을 위하여 7시간가량의 소등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잠으로 낭비하기에는 과제와 학습량이 과도할 정도로 많은 편이다. 또한 게임은 기숙사에서 몰래 하는 것이 제맛이다. 기숙사에 금지 물품을 밀반입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위험을 동반하며 난도가 높다. 충전기는 필수적으로 챙긴다지만, 마우스까지 함께 반입하기에는 거추장스러운 면이 있다. 더불어 클릭음이 룸메이트의 수면을 방해한다면, 평판의 저하와 밀고의 위험이 있으니 배려에 신경 쓰자. 학습 자료가 반입되지 않는 경우에는 차라리 노트북을 가져가는 것이 공부, 과제, 오락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이다.

     

    모든 정보를 자료화하고, 정리하라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다양한 자료가 생긴다. 교과서, 프린트물, 친구의 노트 필기, 각종 행정 문서 등이 그것이다. 사람의 암기력에는 한계가 있다. 자료는 영구하게 저장되는 매체로 남겨 두어야 한다. 그러나 종이와 같은 물리적인 매체는 빠르게 자료를 검색하고 이용하기에 한계가 명확하다. 각종 대회, 교내 수상의 선발, 대입 자소서 등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서술해야 할 경우가 많고, 반드시 증빙 자료가 첨부되어야 한다. 이때 과거의 자료들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더불어, 잘한 활동은 여러 대회와 수업 과제로 사골처럼 두고두고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라도 모든 정보를 자료화하여, 정리할 필요성이 명확해진다.

    필자는 앞의 문장을 학교 생활의 3년 내내 철저하게 지켰다. 가령, 입학 전의 모든 공지사항뿐 아니라, 사라지기 쉬운 카톡 내역, 대인 관계, 사진과 영상, 수업 자료 등등을 모두 기록하고 관리했다. 이러한 활동은 강박적인 면도 있었지만, 분명 나중에 유용하게 쓰이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모든 정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1. 즉시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거나 검색할 수 없는 것
    2. 영구적으로 남아 있어서, 나중에 찾아볼 수 있는 것

    1번 유형의 정보를 자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1번과 같은 정보의 예시는 카톡 단체방에 공유된 사진 및 파일, 친구가 잠시 빌려준 노트, 공유되지 않은 강의록(수업 ppt), 수업의 판서, 직접 듣거나 본 정보 등이 있다.

    이를 자료화하는 방법은, 영구적으로 저장되는 매체에 기록하는 것이다. 직접 종이에 적거나, 사진을 찍거나, 한글/워드 프로그램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있다. 단톡방에 공유된 사진과 파일은 즉시 다운로드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2번 유형의 정보는 이미 자료화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제 자료들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두어야 한다. 종이 형태의 자료는 물리적인 파일과 포스트잇을 활용하여 필요한 때에 즉시 찾을 수 있도록 분류 및 정리한다. 사무실 등에서 사용하는 종이 수납함을 활용하면 보다 쉽고 깔끔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모든 종이 자료를 스캔하여, 전자 파일로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첫째, 보관이 편리하다. 종이 프린트물만 해도 수백 페이지 가량 쌓일 것이다. 학원의 자료와 자신이 정리한 것까지 합하면 천 페이지를 넘기도 한다(필자는 넘었다). 높은 해상도로 스캔하더라도 T5 SSD 하나에 차고 넘치게 들어간다.

    둘째, 정리와 검색이 편리하다. 이미지 파일인 스캔본도 파일 제목을 제대로 수정만 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둔다면 종이 자료보다 훨씬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정리에 들이는 품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문자 인식이 가능하다면 두말할 것도 없다.

    셋째, 보안성이 높다. 이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특성인데, 학생들 중에는 나쁘고 치사한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집단이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절도를 비롯한 행위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절도의 대상에는 지갑뿐 아니라 노트, usb, 외장하드, 공기계도 포함된다. 하지만 잃어버리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노트와 달리, 전자 정보는 분산하여 저장해 둠으로써 내 자료를 잃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더불어 암호화 프로그램(혹은 지문인식을 지원하는 SSD)을 활용하면 상대가 훔쳐가더라도, 정보를 엿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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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772 / 조화급수처럼 한 걸음씩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