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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생각들_2] 목표 설정낙서장 2022. 6. 14. 23:53
참거짓을 판별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어떤 정보를 들으면, 그것이 참일 확률을 따져보아야 한다. 참일 확률이 높으면 사실로 친다. 다만 언제든 거짓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이면 불명확한 정보들만 잔뜩이므로, 뭔가 사실로 믿고 살아갈만한 것을 정하면 좋다. 이전의 글에서 내가 사실로 믿을 것들을 정했다.
- 나는 존재한다. 다른 사람도 존재한다.
- 나는 대부분 이성적이며, 따라서 사고와 성찰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
- 나도 인간에 불과하므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실수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바탕으로 나만의 목표를 세웠다. 좋은 사람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자.
이제 좋은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논하기에 앞서, 위의 '사실'들을 바탕으로 다른 생각들을 조금 유도해 보자.
우선 위의 '사실'들은 내가 적당히 정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생각을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질서와 규칙들, '사실'들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치판단도 각자 할 것이다. 따라서 내가 하는 가치판단은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당성은 객관성에서 나오는데, 좋고 나쁨이 객관적으로 정해져 있다면 그것을 아는 나는 옳고, 무지한 타인들은 그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안하무인의 태도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하는 문제의 판단은, 자신이 내리는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의존적이라면 좋은 사람이 아닐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본받을 만한 대상이고, 스스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대상이다. 사람마다 가치판단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좋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나쁠 수 있다.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의존적인 사람은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좋은 사람의 필요조건은 자신만의 신념, 질서가 된다.
- 좋은 사람은 자신만의 신념이나 규칙, 질서가 있다.
그러나 신념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최소한 노력은 해야 할 것 같다.
- 좋은 사람은 자신만의 신념과 규칙을 바탕으로 노력한다.
다만 좋은 사람도 인간인 이상, '자신만의 신념'이 잘못될 가능성을 늘 의식해야 한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좋은 사람은 자신과 타인의 차이로부터 배울 점을 찾되, 타인에게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타인과 마주할 때마다 미묘한 신념의 차이에 주목하고, 타인의 방식에 대하여 따져 보고, 배울 점을 자신에게 적용시킨다. 다만 타인에게 자신의 방식은 강요하지 않는다. 내 방식이 맞다고 판정하거나 강요할 권한이 (윤리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실용적으로 들어가면, 타인과 자신의 차이에서 타인의 좋은 점에 보다 주목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위의 생각들에 근거하여, 좋은 사람이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정리할 수 있다.
- 자신만의 삶의 방식(신념, 규칙, 질서, 철학 등)에 대하여 고민한다.
- 고민하여 얻어진 방식을 지키려 최선을 다한다.
- 타인과 마주하면, 삶의 방식의 차이와, 자신과 타인의 거리에 주목한다.
- 타인의 삶의 방식에서 배울 점을 자신의 삶에 적용한다.
- 자신과 타인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한다.
여기서 타인과의 거리에 대하여 조금 더 설명하자. 타인과의 거리는 삶의 방식이 얼마나 유사한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인생의 규칙이 비슷하면 가까이 지내고, 다르면 멀리 지낸다. 이것은 전적으로 내가 조절할 몫이다. 나는 상대방의 삶의 방식에 손을 댈 권리가 없다. 상대가 나와 멀어지면 붙잡지 않고, 내 방식을 강요하지도 않는 것이다. 반대로 상대방이 먼저 내게 다가와서 구원해주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물을 마시는 것은 내 몫이고, 상대는 자신의 방식을 권유할 뿐, 그것을 따르는 것은 내 의지로 할 몫이다. 역으로 내 삶의 방식을 쥐고 흔드려는 상대,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사람은 멀리한다.
사르트르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은 자유라는 저주를 받았다. 세계에 내던져진 이상, 자신이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삶에 의미를 주는 것은 당신에게 달렸다."
위 글을 쓰면서, 상당 부분에서 강국진 작가의 블로그의 '우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글을 참고하였다.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기에, 링크를 함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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